2006.06.30 22:51

선유도를 다녀와서.

날이 안 더울거란 생각으로 날밤새서 몸상태 메롱메롱했지만 디카메모리 비우고 길을 나섰다.
혼자가고. 거기다 남중고도위치한 시각.. 아스팔트옆 보도를 건너가는데 쪄죽는줄 알았다.
1.5km..넘 우습게 본 결과일까? 긴 청바지에 반팔티입은 난 입구에 왔을 땐 머리가 반쯤 젖어있었다.
가뜩이나 긴 머린데.. ㅡㅡ;;;

오랜만에 오는 선유도. 뭔가 달라보였다. 조금 변한 것 같다.
너무 많은 사람때문에 선유교가 좀 위태했다고 했었나? 어쨌든 그 때문인지
예전엔 없던 입장객수와 입구의 축소가 생겼다.

들어가서 긴 머리를 묶고자 짐을 내려놓을 벤치를 찾는데. 선점한 분이 계셨다.
어느 할아버지. 살짝 가서 앉아도 되냐고 여쭈었더니 된다신다. ㅎㅎ
머리묶고..  입맛없어 점심대용 바나나우유를 꺼내려다가 물드실래요? 하니 있으시단다.. ㅎㅎ
그리고 할아버지와의 대화가 시작됐다.
맞춤법부터.. 출사.. 다녀온 얘기.. 살아온 얘기.. 요즘 젊은이에 관한 생각.. 야생화.. 민간요법까지...
내 전공과도 관련된 내용이 할아버지 입에서 줄줄 나왔다. 전공생각에 교수님 생각에
말씀도 드리곤 했지만 청력이 약하신 할아버지와 식욕부진과 날밤땜에 목소리에 힘없는 나.. 최악의 콤비?
어쨌든 다음카페 주소 받아갖구 왔는데 비공개카페네..;; 나 물먹이신건가요? ㅇㅁㅇ;;;;

그렇게 1시간 좀 넘게 대화하다가 헤어지고 밑으로 내려왔다. 시원한 물이 뵈는 곳으로...

학교 호수에도 있는 수련이다. 백색수련. 붉은 수련. 이런가보다.
후배녀석은 수련, 연꽃 다르다 그러던데.. 글쎄.. 뭐 빅토리아수련과는 확실히 다르긴 하다.

거기서 본 꽃들이다. 부레옥잠의 꽃도 봤고 붓꽃도 봤고. 섬초롱꽃으로 추정되는 꽃도 봤고
잘 기억나지 않는 다른 꽃들도 보고.. 찍은 사진. 나리와 벌개미취가 같이 있는건.. ㅎㅎ


그렇게 기억의 자취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예전 벤치있던 곳서 찍은 선유교..
흑흑 ㅡㅜ 야경이 멋지단 말이다. 이 곳은...

댕기다가 이제 슬슬 가야지.. 하며 계단을 올라가는데 사이로 토깽이 한마리가 보였다 ㅇㅁㅇ
그래서 계속 보는데.. 이게 영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예전에 왔을 때도 토끼 뛰노는걸 보긴 했는데...
5분간 관찰 결과... 안 움직인다; 귀만 살짝??? 친구 나중에 말하길.. 귀찮은거란다.. ㅁㅅㅁ


이제 책사러 갈 시간이다. 온 길로 다시 가기엔 차마 흐린 땀이 아까워서 걍 시청쪽 가는 버스가 있겠거니..
한가닥 희망을 갖고 선유교를 건너 강남으로 갔다. 얼마만에 밟는 강남인지...
역시나. 있다. 버스가! 602~ 쪽~ ㅋ 내 사전에 버스로 못 다니는 길은 없나보다.

선유도에 체류한 시간이 얼마나 될까.. 근데.. 음.. 진짜 커플이 많긴 하다.
할일없으니 공익이고 경찰이고 다 벤치에 옹기종기 앉아 놀고 있고..
누가 예전에 말한 것 처럼.. 참.. 생각정리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마냥 앉아서 보기만 해도 좋을 것 같은데.. 이번엔 다짐을 하고 왔다. 각오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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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30 22:25

6월 29일 선유도공원을 다녀오다.


마지막으로 간게 언젠지.. 2004년 가을학기 중간고사 기간 중 수요일에..

그 당시 남자친구랑 같이 갔던 걸로 기억된다.

난 시험이 끝났고, 남자친구는 목요일에 시험이 없고..

그날 9시부터 시험 3개라고 너무 추리하게 입고 학교 갔었는데

얼떨결에 그 모습을 딱 남친 보여버렸다. 뭐.. 한 두번도 아니긴 했지만..

헤어지고나서 한번도 못 가봤던 곳이다. 그를 알기 전엔 있는지도 몰랐던 곳이었다.

그리고. 정리할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구름꼈으니 안 덥겠지랑 안일한 생각과 말이다.

전날 밤샘때문에 전철에서 졸다가 하마터면 당산역까지 갈뻔했다. 간다해도 길은 알았지만..

합정역 8번출구였나. 거기로 나와 한강쪽으로 길을 나서니

언제 한번 뭔갈 사먹었던 슈퍼가 나왔다. 그 슈퍼 아직도 있었다. 그 자리에 그대로..

그리고 자주 걸어다녔던 양화대교..


여기는 내가 정말 가슴에 쌓인게 많았을 때.. 중딩때부터 내리 쌓아뒀으니 얼마나 많았을까..

다 울어버리고 털어내라고 했던 그 곳. 그래서 정말.. 펑펑 울었던 곳..


우리가 자주 앉아서 얘기하던 곳. 그리고 내가 잠시 그와 헤어져야 했던 때 너무 슬퍼서

서울 반대편에서 그 곳으로 가 펑펑 울던 곳. 그 땐 뭐가 그리 슬펐을까..


낮에 앉아 밤까지 있다가 서로 시선 둘 곳 없으면 눈길 잘 두던 풍경..


저 위에서 어쩌다 내가 울어버렸을 때.. 당황해하며 달래주려 그가 날 안아줬던 곳.

친구였는데.. 말이지... 좋긴 하였으나 나무 아래에 어느 아저씨아줌마가.. ㅡㅡ;;;;;;;; 민망민망;;


원래 벤치가 있던 곳인데.. 벤치가 어느 날인가 갔더니 없어져버렸다.

살짝이 보이는 선유교. 처음 저 다리의 야경에 반해 가고싶다 졸랐더라지..

벤치에 살짝 종이깔아주고 앉으라는 센스. 좋았었는데.. 저기서 보는 야경은.. 정말 멋졌는데..


마지막으로 오는 것일지도 모른단 말을 중얼거리며 건너온 선유교..

저 파란등이 켜지면.. 멋진 곳. 그리고 그하고와의 추억만 있던 곳.

...... 이제는 소용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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